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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희미한 QT의 그림자2020-04-13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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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한 QT의 그림자

 

아침이슬 

1983년에 QT를 처음 배웠다

아침 이슬같았다.  

매일 아침마다 하나님과 인격적인 만남을 나눈다는 것, QT일기를 가지고 다니며 형제자매들과 나눈다는 것은 초신자였던 나에게 갓 나온 목장우유처럼 깨끗하고 매력적이었다

내 삶이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인도되고, 조금씩 알차게 성장하고 있다는 경험은 가난했지만 젊은 시절을 행복하게 했다. 

 

직장에서 말씀하시는 하나님

1987년 노사분쟁이 격화되면서 다니던 직장에도 갈등이 심화되었다

화이트 칼라인 동료 직원들이 붉은 띠를 머리에 두르고, 과격한 구호를 외치는 살풍경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밖으로는 회사의 해체를 요구하는 시민사회 단체의 목소리가 매일 터져 나왔다. “드디어 그만 둘 때가 되었나 보다”. 사직서를 작성하여 품안에 넣었다

입사 때부터 그리 오래 있을 직장으로는 생각하지 않은 데다,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는 충분한 나이였기에 이직은 쉽게 결정 되었다.

 

그런데 사표를 내기로 한 날 아침, QT 말씀이 10:30-37”이었다

바로 강도 만난 사람과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였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나매 강도들이 그 옷을 벗기고 때려 거반 죽은 것을 버리고 갔더라

마침 한 제사장이 그 길로 내려가다가 그를 보고 피하여 지나가고

또 이와 같이 한 레위 인도 그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 피하여 지나가되

어떤 사마리아인은 여행하는 중 거기 이르러 그를 보고 불쌍히 여겨

가까이 가서 기름과 포도주를 그 상처에 붓고 싸매고

자기 짐승에 태워 주막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고

이튿날에 데나리온 둘을 내어 주막 주인에게 주며 가로되

이 사람을 돌보아 주라 부비가 더 들면 내가 돌아 올 때에 갚으리라 하였으니

네 의견에는 이 세 사람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

가로되 자비를 베푼 자니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 하시니라"

 

하나님은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한 회사가 바로 강도 맞은 사람이며, 그 상황을 모른 체하며 피하여 지나가듯 사직서를 제출하려는 

내가 곧 제사장이나 레위인과 다름 없다고 말씀하셨다

더 나아가 선한 사마리아인 같이 어려움에 처한 회사를 떠나지 말고 남아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너무나 잘 아는 말씀으로, 나와는 별 관계가 없을 것으로 여겨졌던 구절이 그 순간 살아계신 하나님의 음성으로 다가 온 것이다

더 비전이 있고, 더 월급을 많이 주는 직장으로 옮기는 것이 이성적으로는 합리적이지만, 당시 하나님은 나에게 회사에 머물러 섬기라고 말씀하셨다.

너무나 생생한 인도하심 때문에 사직서는 찢어 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사건을 계기로 직원들의 영적인 상태에 주목하게 됐고, 기도 가운데 직장 성경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의 천국, 나의 조용한 시간

QT는 무엇일까? 문자 그대로 조용한 시간(Quiet Time)이다

나와 주님 간의 깊고 조용한 만남의 시간이다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곳이 천국이라면, QT를 하는 날은 바로 천국의 시간이고, QT가 없는 날은 지옥 같은 시간이며 방황이다.

 

QT5가지가 필요하다.

1)Plan: 언제 하나님을 만날 것인가? 이른 아침 첫 시간이 추천할 만하다. 새벽 오히려 미명의 시간에 아버지를 찾아 기도하신 예수님처럼,

 하나님을 우선순위에 두고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벽시간이 힘들다면 every time 가능하다. 내가 집중할 수만 있다면.

2)Place: 어디서 만날 것인가? 방해받지 않은 곳이면 어디나 좋다. 내 마음의 다락방은 어디인가?

3)Prayer: 말씀을 깨닫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구체적인 어떤 부분에 대해 인도함이 필요하다고 기도하면 반드시 살아있는 말씀으로 응답하신다.

4)Phrase: 준비된 말씀 구절이 필요하다. 자의적으로 말씀을 선택하기 보다는 1-1년간 읽을 말씀을 계획하여 꾸준히 묵상해 나가는 것이 요청된다.

5)Pen: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축복과 도전 그리고 적용사항을 매일매일 기록함으로서 에벤에셀의 기념비를 세우자

인도하심을 받은 간증들은 영적 침체기에 빠졌을 때 커다란 자극제가 된다.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를 찾아서

QT30년 넘게 해오면서 많은 시행착오와 게으름으로 인해 중단을 거듭했다. 

그리고 한국교회에서는 QT를 비교적 일찍 시작했다는 쓸 데 없는 자만 때문에 QT를 더 깊고 다양하게 개발하는데 소홀히 했다

그렇기에 QT가 매일매일 살아 역사하지 못했다

QT는 늘 새신자 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어린아이처럼 말씀 그대로 적용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된 자가 먼저 된다는 진리는 QT에도 그대로 해당된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QT가 영적 프로그램이 되고 사역의 수단이 되어서도 안된다

QT의 본질은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만남에 있지, 사역화 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나와 우리 가정과 교회가 진정 부흥하기 위해서는 먼저 QT가 살아나야 한다.

아침마다 참 살 맛 나는 QT를 가꾸어 보자.

1998년 외환위기 중 늦은 나이에 유학갔던 미국의 작은 소도시 

논문 준비를 위해 대학교 LAB에서 계량 경제모델과 밤 늦게까지 씨름하다 파김치 되어 서툰 운전으로 집으로 돌아가던 어둔 길

차 안에서 찬양과 말씀 묵상을 통해 새 힘과 지혜를 얻던 그 때 그 진짜 QT"의 시공간으로 다시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양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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